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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tigo




vertigo 비행감각
최문자


계기판보다 단 한 번의 느낌을 믿었다가 바다에 빠져 죽은 조종사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런 착시현상이 내게도 있었다. 바다를 하늘로 알고 거꾸로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수평비행으로 알았다가 뒤집히는 비행기처럼 등대 불빛을 하늘의 별빛으로, 하강하는 것을 상승하는 것으로 알았다가 추락하는 비행기처럼

그가 나를 고속으로 회전시켰을 때 모든 세상의 계기판을 버리고 딱 한 번 느낌을 믿었던 사랑, 바다에 빠져 죽은 일이었다. 궤를 벗어나 한없이 추락하다 산산이 부서지는 일이었다. 까무룩하게 거꾸로 거꾸로 날아갈 때 바다와 별빛과 올라붙는 느낌은 죽음 직전에 갖는 딱 한 번의 황홀이었다.
































































































새가 되어 날고 싶다는 소망과 비행의 감각에 주목하며 사진을 찍었다. 은연중에 마주하는 비행의 감각을 하나씩 일깨워서 새가 되어가는, 비행을 하는 이미지를 생각했다. 그러나 왜인지 시선은 높고 먼 곳, 너머의 것을 향하지 못하고 어딘가 맺혀있었다. 그렇게 수집된 이미지들은 이상보단 현실에, 상승보단 추락에 가까웠다.


비행감각이라는 단어를 떠올린 후 알게 된 최문자의 동명의 시는 추락의 황홀함을 일깨워주었다. 도약과 비상(飛上) 만큼이나 매혹적인 단 한 번의 추락. 너무 높이 올라가려다간 방향을 잃고 아래로 곤두박질쳐버리는 현실이지만 떨어지는 낙차만큼 빛날 수 있는 단 한순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에게 새의 의미를 물었을 때, 그는 바람(wind)이라고 답했다. 바람을 가르며 날으는 새. 나에게 새의 의미는 바람(wish)이다. 바람을 싣고 날으는 새. 나는 새가 되어 바라는 만큼 날아오를 수 있을까. 바라는 것들을 이룰 수 있을까. 물음을 던지며 비행감각을 수집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새새계>, 서울대학교 우석갤러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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